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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을 위한 3대 실천과제

draw-hee 2005. 10. 27. 08:19



넓게는 리유즈와 리듀스를 포괄하고, 좁게는 상품을 원재료로 환원하여 재가공을 거친 뒤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일컫는다. 재가공 과정에서 ‘디자인’이라는 멋진 에너지를 만나 새로운 기능과 예술적 가치를 얻으며 더 높은 상품성을 갖게 되는 것. 이런 추세는 디자이너들이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윤리적 사명으로까지 거론될 정도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실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지만, 이번 행사에서 발견되는 대학생들의 실험적인 시도에서 기분 좋은 예감이 전해지긴 한다.

건국대학교 제품디자인 동아리(02-450-3786)는 플라스틱 깔때기로 만든 스피커, 소주병 뚜껑을 이용한 아로마 초, 못쓰는 컴퓨터 모니터로 만든 어항과 삼각자 달력 등으로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빨대로 만든 조명과 테이블, 자투리 레이스와 단추로 만든 액세서리 정리함 등으로 시선을 모았던 성신여자대학교(02-920-7269), 구멍 난 스타킹과 CD를 활용한 독특한 분위기의 조명과 재활용 비닐로 만든 패셔너블한 파일 가방을 선보였던 경희대학교(031-201-2644)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제인 인터내셔널(02-548-3467)은 오래 전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의자로 에코 정신을 실천해온 ‘카르텔’의 가구들을 선보였으며, 공간유리(02-2690-4369)는 폐유리를 리사이클한 화려한 색감의 유리 타일을 소개했다. 윤디자인연구소(02-518-0657)는 재활용 수거함을 제안하는 위트를 보여주며 리사이클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별도의 가공이나 화학적 공정 없이 그 자체 그대로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다시 사용한다면, 폐자재가 나올 리 없으니 이 역시도 친환경으로 가는 길이다. 고택을 해체하면서 나오는 툇마루나 기둥으로 만든 테이블, 됫박으로 만든 장식품 등 고목을 활용한 리유즈의 사례가 요즘 한창 인기다. 예가(051-626-0990), 예나무(031-768-9147), 에이케이에이(055-322-8795), 심재록 가구(031-536-3636), 고재가구(051-973-6601) 등이 모두 기능이 없던 고목을 재활용해 멋스러운 목가구를 제작하는 업체들이다. 초칠로 고재의 거친 느낌을 없앤 씨사이(02-324-4242), 고성목(선 채로 죽은 나무)으로 만든 탁자를 선보인 거안(02-732-8811), 됫박이나 고재에 그림을 그리고 큐빅이나 크리스털로 장식해 인테리어 소품을 만든 갤러리 방(02-2653-5227) 등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멋스러운 고목과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을 환상적으로 접목시켰다고 평가받는 라쉐즈(02-540-5988)는 올해에도 찬사를 받았고, 보빈느 앤티크(02-551-7195)는 말총, 삼베, 가죽 등의 천연 소재를 활용해 낡은 의자의 패브릭을 갈아 씌우는 업홀스터리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리유즈의 좋은 예를 보여주었다.



진정한 명품은 죽어서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생명체가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가듯 화학약품을 남기지 않고 흙으로 곱게 돌아갈 수 있는 제품은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단연 돋보였던 업체가 (주)건국 코이어(031-797-0658). 코코넛 열매의 섬유질을 천연 라텍스로 코팅한 친환경 소재 코이어coir로 일반인은 물론 많은 취재 기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코이어를 활용해 만든 매트리스 ‘이누이’, 고재를 재활용해 나이테 무늬로 장식 효과를 낸 가구 ‘다이달로스’ 등 자연에 위해한 폐기물을 최소화한 시도가 높이 평가되었다.

이외에도 대나무와 메탈사를 함께 엮어 만든 스탠드와 발로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친환경을 고집한 (주)창(02-517-9885), 서랍장과 소파 등에 티크 원목과 라탄 소재만을 활용한 더 원THE onE(02-543-5676), 얇은 종이에 염료를 채색해 꼰 실을 엮어 만든 지사紙絲 벽지를 선보인 (주)샬롬벽지(041-523-0034), 자연 소재 원사와 칡, 왕골 등을 엮어 만든 벽지를 소개한 (주)여명벽지(02-572-6731), 독일 친환경 마크를 획득한 자연강화마루 호니텍스로 정평이 나 있는 뉴 라인 데코(02-2040-6720), 천연 염료로 만든 총천연색 바닥재를 선보인 포보 코리아(02-3443-0644) 등이 기능성은 살리고 유해한 폐자재는 줄임으로써 리듀스의 취지를 잘 살린 업체였다.

“날것의 질감을 소비자들이 오히려 신선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인다”는 (주)여명벽지의 서수진 선임디자이너의 설명에서 리듀스에 대한 행보가 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