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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녀의 그림에 잠기다. 상상 한 스푼, 꿈 두 스푼 권신아

draw-hee 2008. 1. 18. 12:27
일러스트레이터 권신아, 그녀의 이름은 생소한 사람들도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 혹은 블로그에는 한 장쯤 그녀의 그림을 담아두고 있다. 사랑 혹은 삶에 관한 달곰쌉쌀한 글과 함께 아니면 그림 한 장으로도 풍만한 이야기를 토해내며……. 권신아 작가는 1997년 잡지 페이퍼(PAPER)에서 정유희 기자의 글과 함께 세상으로 나왔다. 그 후로 그녀의 그림은 입과 입을 타고 매니아를 형성했고 국내작가로는 드물게 일러스트 작품집을 2권이나 내는 인기 작가가 되어 버렸다. 무엇이 그녀의 그림이 이다지도 보는 이를 잡아 끄는 것일까. 그림을 가득 메우는 부유하는 느낌의 공기 혹은 물과 그 안에서 편안하게 떠다니는 일상적이지만 일상적이지 못한 소품들, 그리고 그 속에 덤덤하게 자리한 인물까지 그저 몽환적이라고 하기에는 표현에 부족함이 느껴진다.

취재 │ 이동숙 기자 (dslee@jungle.co.kr)

그녀의 그림이 계산적이라면 절대 이러한 느낌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붓 놀림이 더없이 순수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일방적인 영향(이를 테면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흐르는 데로 그려낸 그녀의 그림은 오늘도 여전히 부드럽게 공기를 가르며 우리의 가슴 속에서 천천히 떠다니고 있다.
그림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말은 그녀의 그림을 평가할 때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하고 천부적인 재능에 대한 찬사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뉘앙스나 찬사에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들, 사랑하는 것들, 내키는 대로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고맙고 그로 인해 자신이 여전히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만 중요할 뿐이다.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그림에 대한 영향을 굳이 끄집어 내자면,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을 가두는 틀이 적다는 정도라고 무심히 말하는 그녀다.

이 땅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산다는 것은 그리 거창하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다. 그것은 그저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마인드에 따른 것. 자신을 그리고 자신이 그리는 그림을, 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사랑하고 자신감을 갖는 것에서부터 더 나은 환경도 대가도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Jungle :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권신아 : 열심히 바쁘게 작업해 왔었는데, 요즘은 좀 한가하네요. 페이퍼 연재는 여전히 하고 있고요.

Jungle : 일러스트 작가로서 얼마나 되신 건가요?
권신아 : 거의 8~9년 되었네요.

Jungle : 그림을 전공하신 것이 아닌 것도 권신아 작가의 특별한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그림을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권신아 :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주로 만화 그리는 것을 즐겼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 만화 창작부 활동이라던가 대학교 때 만화 동아리 같은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따로 그림 그리는 방법을 공부한 적은 없고 그저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림 외에도 사진이라던가 다양한 분야도 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Jungle : 그렇다면 일러스트레이터로 처음 일을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요?
권신아 : 예전의 만화 공모전에는 일러스트 부분이 있었는데 공모전에 당선이 되어서 그때 데뷔를 했고 때마침 비슷하게 페이퍼를 시작하게 되면서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페이퍼 작업은 당시 페이퍼에 아는 분이 있어서 놀러 갔다가 그때 가지고 갔던 포트폴리오를 보고 페이퍼 쪽에서 작업을 의뢰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초반에는 페이퍼 때문에 이름이 알려졌었는데, 지금은 인터넷 이미지를 먼저 알고 역으로 페이퍼에 나왔던 일러스트라는 것을 거슬러 올라와서 인지하기도 하더라고요.
Jungle : 지금까지 작업을 하면서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이 힘들게 작용했던 적이 있었나요?
권신아 : 핸디캡이라기 보다 저의 오랜 활동을 의아해 하시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전공자가 아닌데도 잘 그려오고 있으니까…. 특별히 힘들었던 점은 없고 오히려 일정한 교육을 받지 않아서 인지 그림을 그리고 표현하는 것에 있어 좀더 자유롭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Jungle :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중성적이 느낌이 들어요. 또 곳곳에서 보이는 소품이나 배경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데, 본인의 그림 스타일을 설명하신다면요?
권신아 : 인물은 성인보다는 어린아이를 많이 그려요. 주로 소년, 소녀를 자주 그리죠. 또 일부러 판타지를 좋아해서 그런 식의 느낌을 연출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그림을 그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경과 소품, 인물이 연결이 되어 그려지게 되는 거죠. 바다를 그리고 그 속에 내가 좋아하거나 떠오르는 소품들을 그리게 되는데, 그것들은 원래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서 다른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몽환적이고 판타지스럽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게 또 제 성향이 되는 거겠죠.

Jungle : 예전 스타일과 지금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권신아 : 예전에는 알록달록한 컬러로 화려한 느낌의 다채로운 컬러 베리에이션을 자주 사용했었는데, 그런 작업을 하면서도 한 톤으로 보여지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지금도 표현하는 데 쉽지는 않지만 요즘 한 톤으로 그림 전체를 표현해 내려고 많이 그리고 노력하는 중이죠.

Jungle : 주로 손으로 그리시나요?
권신아 : 손으로 그려서 스캔을 해서 포토샵에서 보정을 보는 정도의 작업을 하고 있는데, 수채화를 그리게 된 것은 집에서 뒹굴던 고등학교 때 사용했던 포스터 물감을 그냥 사용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재료 보다는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바쁠 때나 간단하게 그리고 싶을 때는 주로 컴퓨터 작업으로만 그리기도 해요. 요즘은 정말 다양한 색을 가진 색연필 세트를 구입하고 난 후로 색연필 작업을 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색연필이 가진 거친 연필 느낌을 드러내는 식으로 그립니다.
Jungle : 일러스트북도 내고 북커버 등 그 동안 어떤 작업들을 했었나요?또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권신아 : 다양하게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단독 일러스트북도 2권이나 북커버, 씨디 커버, 광고 쪽 일도 하고 했지만 동화 일러스트를 해보고 싶어요. 아이들이 읽는 하드커버의 20장 내외의 동화책을 예쁘게 만들어 보고 싶네요.

Jungle : 지금까지 작업한 것 중 가장 맘에 들었던 작업이 있다면요?
권신아 : 페이퍼에 했던 작업들은 오더를 받고 그린 그림이 아닌 하고 싶은 데로 작업했던 그림이기 때문에 거기에 냈던 그림이 가장 맘에 들어요.

Jungle : 현재 일러스트가 활발하게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권신아 : 일러스트는 예전부터 많이 쓰여왔었어요. 하지만 요즘에 와서야 사람들이 일러스트라는 작업에 대해 인식을 하는 것이죠. 인식의 차이인데 예전에는 인정하지 않았던 작업들도 일러스트라는 한 분야로 인정을 하고 하는 식으로 문화의 폭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Jungle : 마지막으로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말씀 부탁 드려요.
권신아 : 우선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으세요. 다른 사람과 확연히 차별되는 스타일이 있어야 일을 잡는 데도 수월하고 많은 기회도 주어질 수 있을 겁니다. 처음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을 하는데, 공모전 같은 경우는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도 하고 당선이 된다면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정도의 기회를 얻게 되겠죠. 그 곳에서 작가로서 뭔가 대단한 시작이 될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공모전은 그 정도로 활용을 하는 것이 좋을 듯 해요.
또 자신의 홈페이지를 갖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 수 있고요. 처음부터 큰 기대 보다는 차근차근 자신을 알려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물론 자신의 스타일이 확고했을 때 이야기겠죠.
출처 : 이윤정패션일러스트
글쓴이 : 찌깐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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